막내린 제37회 서울연극제…대상에 극단 백수광부의 '햄릿아비'

제37회 서울연극제에서 대상을 수상한 극단 백수광부의 '햄릿아비'/사진제공=서울연극협회

제37회 서울연극제가 8일 35일 간의 대장정을 마무리했다. 이번 연극제의 대상(서울시장상)엔 극단 백수광부의 '햄릿아비'가 선정됐다.

대상의 영예를 안은 '햄릿아비'는 극단 백수광부의 창단 20주년 기념 공동창작극으로 셰익스피어의 '햄릿'에 빗대 현재 우리 시대를 조감한 작품이다. 심사위원진은 "계몽적인 상투성이나 감상주의에 빠지지 않고 냉정한 시선으로 현실을 유감없이 드러냈다"고 호평했다. 극단 백수광부는 연출상(이성열)과 연기상(이태형)을 받으며 3관왕에 올랐다.


희곡상은 '장판'을 집필한 윤미현 작가에게 돌아갔다. '장판'은 현재의 시대상을 꼬집은 블랙 코미디로 "한국 사회의 모습을 부조리하면서도 그로테스크한 상황과 언어로 풀어냈다"며 "과거와 달라진 한국 사회를 참신한 언어로 빚어냈다"는 평을 받았다.

우수상은 극단 한양레퍼토리의 '잔치'다. 마지막 잔치를 준비하는 어머니를 그린 작품으로 "모처럼 존재감을 드러내는 중견 배우들의 앙상블을 경험할 수 있었다"는 평을 이끌어냈다.

이 밖에 특별상은 100여명의 배우과 스태프의 환상적 팀워크를 보여준 극단 앙상블이, 연기상은 '햄릿아비'의 이태형(햄릿 役), '장판'의 오영수(우리이웃 役), '내 아이에게'의 김보경(엄마 役), '잔치'의 이정은(병길네 役) 등 4명이 수상했다.


무대예술상은 무대미술 부분과 조명 부분으로 나뉘어 극단 시선 '일물'의 박미란(무대미술)과 극단 바바서커스 '연옥'의 한원균(조명)이 각각 수상했다. 신인 연기상은 '소풍'의 송현섭(은우 役)과 '다목리 미상번지'의 오현철(봉만 役)에게 돌아갔다.

젊은 연출가전인 '미래야솟아라' 부문에서는 극단 예모리 '개미집'의 주용필 연출이 연출상을 수상했다. 연기상은 '오래된 미래'의 성도현(아버지 役)과 '메리크리스마스'의 김한아(진희 役)에게 돌아갔다. 극단 창파의 '메리크리스마스'는 특별상을 수상했다. 아쉽게도 작품상은 배출되지 않았다.

자유참가작 부문 작품상의 영애는 극단 이루의 ‘사랑해 엄마’에게로 돌아갔으며 연출상은 극단 가변 '메데이아 콤플렉스'의 이성구 연출이, 연기상은 극단 이루 '사랑해 엄마'의 김하리(어린 돌단이 役), 극단 고리 '왜 그래'의 정상훈(노숙자 役), '진홍빛 소녀'의 신소현(은진 役)이 수상했다.

이번 폐막식에서는 특별공로상으로 창단 30·40·50주년을 맞이한 극단에 공로패를 전달하는 자리도 마련됐다.

창단 30주년을 맞은 극단 아리랑, 극단 작은신화, 연희단거리패, 창단 40주년인 극단 76단, 극단 현대극장, 극단 뿌리, 극단 쎄실, 창단 50주년 극단 자유가 각각 공로패를 수상했다.

최용훈 서울연극협회 예술감독은 "그동안 (서울연극제를 통해) 유수의 창작희곡이 발굴, 육성됐는데 내년 서울연극제에서는 창작희곡만이 아니라 공연 자체에 대한 완성도에도 집중할 것"이라며 "창작·번역 작품, 초·재연 작품 등을 가리지 않고 작품의 영역을 넓혀 완성도 있는 우수한 작품을 발굴하겠다"고 밝혔다.

또 젊은 연극인들을 대상으로 하는 '미래야솟아라'와 관련 "서울연극제에서 독립해 별도의 연극제로 운영하며 집중 지원할 것"이라고 전했다.